라이프로그


종이 케이크 by Alyson

아들이 선물해 준, 종이 케이크.
요즘 그림이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.
케이크엔 꼭 '체리 온 탑'(맨 위엔 체리 하나!)을 올리시는 아들.
이렇게 만들어선 내게 주고, 가위를 갖다준다.
가위로 썰어 먹으라는 뜻 ㅋㅋㅋ



유치원생의 한달 by Alyson

드디어 미국 공립학교 유치원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된 아이.
방학 내내 수영장에 놀이터에 바깥으로 나돌며 실컷 놀아서 그런지 유치원 입학 때가 되어선 얼른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..

유치원 시작하자마자 매일이 그렇게 재미있단다. 꼭 그렇지만은 않을텐데도, 전반적으론 좋고 즐거운 모양.
젊은 초임 선생님인 미스 러셀이 아이들과 소통을 잘 하는 편인 것 같고,
같은 반 친구들 모두 즐겁고 유쾌하며 친절하단다. (아이와 담임의 말에 따르면 말이지 ㅎㅎ)
매일 스쿨버스를 같이 타는 동네 친구들도 둘이나 있는데,
특히 그 중 한 아이(어사야)와는 매일 버스 안에서 나란히 앉아 수다를 즐긴다고 한다.
무슨 이야기 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둘이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를 같이 부르거나, 학교 생활이 재미있네 어쩌네 뭐 그런 얘길 한다고.

점심도 학교 식당에서 나오는 메뉴를 즐거워하며 받아 먹고 있다.
남편이 박사 마지막 해를 보내며 수업을 하지 않아도 돈을 받을 수 있는 펠로십을 받게 되었지만 액수가 일할 때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좀 '짜치는' 편인데 (남편, 이거 보고 웃었지 방금? ㅋㅋㅋㅋ) 다행히 무료 급식 대상자가 될 수 있어서 아이 밥값 걱정은 덜었다. 이거 안 되는 상황이었음 좀 힘들었을지도..

가난한 학생 배우자 신분의 마지막 기회를 활용하여 워크퍼밋을 신청했는데 석달이 다 되도록 소식이 없다. 이렇게 늦어지면 헤드스타트는 못가고 결국 집앞 아시안 마트에나 가서 일해야 할 판인데...ㅠㅠ 그래도 좋으니 좀 오기나 하면 좋겠다. 뭐라도 해서 푼돈이라도 벌어야지 이게 뭐람.

야심차게 내놓은 책은 팔리지도 않고,
워크퍼밋은 안 오고,
좋아서 몰빵하고 있는 정치하는엄마들 활동이 내게 돈을 벌어다 줄 리도 없는데,
난 뭐가 이리 좋은지 애 스쿨버스 태워 보내고 나면 책 보고 글 쓰고 정치하는엄마들 활동 하느라 신이 났다.
책 보고 글 쓰고 활동가로 살아도 굶어죽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라면 좋으련만.


유치원 등원 첫날


[비마이너]에 글을 싣다 by Alyson

원영 님의 두 번째 책, <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>을 읽고 쓴 글을, 비마이너에도 실었다.
비마이너는 내가 장애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면서 알게 된, 한국에서 가장 급진적이고 투쟁적인 모드의 장애문제 전문 언론사.
애정하는 필자 원영 님의 책이어서 애초에 후기를 쓸 생각이기도 했지만, <변론>은 장애당사자 뿐 아니라 당사자 부모에게도 가닿는 글이라 생각해서 나는 '엄마' 입장에서 글을 썼다. 그랬더니 비마이너에서 연락이 와서는 내 글을 실어도 되겠냐고.. (당근 나야 영광이지...! 비마이너인데!)

페이스북의 비마이너 페이지에서 나름 반응이 괜찮은 걸 보면, '엄마' 입장에서 쓴 글이 주는 효과가 있긴 한 것 같다.
사실 장애문제에 관해 읽고 쓰다 보면, 나의 '비 당사자성' 때문에 회의적인 입장에 놓이게 되는 때가 있는데 이번 글을 쓰면서는 조금이나마 그런 회의감을 덜 수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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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‘잘못된 몸’을 낳은 엄마의 ‘자격’에 관하여



이사, 그리고 수면독립 by Alyson

5년 넘게 산 원베드룸 아파트를 떠나 길 건너편 투베드룸 아파트로 이사했다.
1년 살기 위해 이사를 하는게 달갑지만은 않았지만, 그래도 좋은 건 아이에게 방을 줄 수 있다는 것.
마침 올해 유치원에 입학하는 만큼, 아이에게 조금 더 독립적인 공간을 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.

이사하는 날, 비가 흩뿌려 큰 짐 옮기는 남편과 남편 친구가 걱정되긴 했지만
아침 일찍 시작한 덕에 다행히 비가 쏟아지기 전, 두 시간 만에 옮기기를 끝낼 수 있었다.
우린 사실 짐이 많지 않고, 무거운 짐이래봐야 열 상자 쯤 되는 책 짐이 전부라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.
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자꾸 뭐 도와줄 거 없냐고, 애라도 봐주겠다고 하는 걸 만류하느라 그게 더 어려웠다. ㅡㅡ
우리 애는 이삿날에도 제 할 몫 할 것을 잔뜩 기대하고 있는데 말이지.

이사 당일, 아이는 아침 일찍(6시 반...) 일어나 분주하게 움직였다.
제 몫으로 남겨둔 작은 짐들(주로 장난감)을 제 가방 두 어개에 나눠 담고,
어른들이 짐을 나를 때 작은 짐들을 부지런히 날랐다.
새 집에서는 제 방에 들어갈 물건과 거실에 남길 물건을 함께 정하고,
그에 맞춰 집을 정리했다.
그리하여 당일 오후에 모든 짐정리를 마칠 수 있었다.

첫날은 혼자 자기가 낯설었는지 자다 말고 저도 모르게 우리 방으로 건너와 남편 옆에 껴서 새우잠을 자더니,
둘째, 셋째날은 끝까지 혼자 제 방에서 잔다.
이로써 만 5세 반, 유치원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 잠자기마저 독립하는 단계에 들어섰다.
이제 학년이 올라갈수록, 조금씩 더 우리에게서 떨어져 혼자만의 시간을 갖겠지.
그리곤 정말로 'Fly Away From Me' 하겠지.

조급해진다.
이 아이가 크는 만큼, 세상도 달라져야 하는데.
그 '달라진 세상'을 만들고자 나름 애는 쓰지만 느리기만 한 나날들.
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in the world..를 다시금 떠올리는 어느 아침. 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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